1960년대 도쿄에서 전개된 메타볼리즘 건축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인 나카긴 캡슐타워가 철거될 수 있다는 소식이 있다.
메타볼리즘 건축이론은 생명체가 신진대사하듯이, [생물이 대사를 반복하면서 성장해가는 것처럼 건축이나 도시도 유기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야 한다.] 1960년대부터 전개되어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를 기점으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비슷한 시기에 마키 후미히코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메타볼리즘 건축이론을 전개했다.
도쿄 다이칸야마 힐사이드 테라스 / 마키 후미히코 (Hillside Terrace / Fumihiko Maki) :2
도쿄 다이칸야마 힐사이드 테라스 / 마키 후미히코 (Hillside Terrace / Fumihiko Maki) :1 prologue
1972년 완공되어, 내년에 지어진지 50년이 되는 나카긴 캡슐타워는, 왜 인간의 생애주기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철거 위기 놓여있는 것인가.
나카긴 캡슐타워는
145개의 캡슐이 중앙 코어에 꼽혀 있는 건물이다. 4 x 2.5미터 크기의 캡슐은 긴자와 신바시 등 도쿄 중심부에서 출장 비즈니스 사람들을 수용하도록 설계되었다. 일본 국립 신미술관 등을 설계한 쿠로가와 키쇼 건축가의 작품이다.
캡슐에는 동그란 창문과 침대가 있는 싱글룸과 화장실과 욕실, 소니의 테이프 레코더 및 전화기, 탁자, 수납공간 등이 배치되어 있다. 각 캡슐들은 시즈오카에 위치한 공장에서 만들어져서 현장으로 하나씩 트럭에 실려 중앙 타워에 고정되었다. 1972년 당시, 이 지역에 높은 건물들이 많이 없어서 후지산 너머로 지는 석양을 바라볼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가정생활, 일, 여가는 서로 다른 공간과 지리적 영역으로 분리되어 있었다.(모더니즘) 그러나 앞으로는 24시간 동안의 삶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다층화되고 있다. 라는 말에서 지어질 당시 건축가의 설계의도를 엿볼 수 있다.
쓰임새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는 캡슐의 집합체.
각 캡슐들은 내부 가구 배치를 달리하여, 미니사무실, 아뜰리에, 호텔, 집, 회의실, 휴가용 캐빈으로 쓰여진다.
이미지를 검색해보면 정말 다양한 모습으로 쓰여진 게 보인다. 또한, 도쿄 중심가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지금의 스타트업 같은 젊은 사업가들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기도 했다. 이 캡슐가격은 1972년 평균 급여의 5배 정도의 금액으로 그다지 큰 금액은 아니였다. 입주자의 3/4이상이 건축가의 의도대로 젊은 비즈니스맨들이였다.
쿠로가와 키쇼는 개별 캡슐이 25년마다 교체되는 것을 상상했지만, 역설적이게도 완성된 지 49년이 된 지금 캡슐은 하나도 교체되지 않았다. 건물이 도시처럼 역동적이고 적응력이 있어야 한다고 믿던 메타볼리즘 이론과 달리, 주변 도시환경은 달라졌으나 캡슐타워는 변하지 않았다.
캡슐이 교체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캡슐은 두 개의 메인 코어 중 하나에 4개의 고장력 볼트로 고정된다. 교체하기 위해서는 이 고정장치 작업이 필요한 데,
문제는 캡슐 사이의 작은 틈새(약 6인치)의 공사가 매우 어려운 것이다. 각 유닛을 통과하는 수도관 또한 큰 문제이다.
사실상 모든 캡슐을 한 번에 교체해야하지만, 모든 소유자의 의견과 캡슐 상태가 다 다르기 때문에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았다. 보수 비용은 각 캡슐 당 1000만엔으로 추정되며, 이는 캡슐의 현재 시장 가치와 거의 같다.
현재 유지보수 부족으로 배수 및 수도관 손상되었다. 온수는 2008년 수도관 파손 이후 끊겼다고 한다. 주민들은 가까이에 있는 헬스클럽 등을 이용한다고 한다. 캡슐에서 석면 등이 떨어지고,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그물을 덮어 떨어지는 파편을 막고 있다. 쿠로가와는 디자인을 보존하기 위해 기존 캡슐을 제거 후 업데이트 된 캡슐로 교체하여 지금의 유연한 디자인을 유지하고자 했지만, 주민들은 건물의 내진성과 긴자 라는 높은 부동산가치 등의 이유로 반대했다. 쿠로가와 사망 후, 캡슐 소유자의 80%이상이 철거에 승인한다. 나카긴의 새로운 소유자가 대규모 재개발 계획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향후 구체적인 철거발표는 아직이지만, 철거 이외의 이야기는 없을 것 같다.
변화에 맞춰 유연한 대처방식의 건축이론을 가지고 설계했지만, 불멸은 없다는 듯 생명력을 얻는데 실패한 캡슐타워.
그러나 유연한 쓰임새, 독창적인 디자인 등은 SF영화와 다른 건축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또한 지금은 널리 알려진, 캡슐호텔의 초기 컨셉을 제시했고, 여전히 메타볼리즘 운동의 상징적인 모습으로 남을 것이다.
45분 간 3000엔으로 견학 코스가 있다.
한달 12만엔으로 살아 볼 수도 있다. 49년 전 원형의 모습을 가진 캡슐과 무인양품가구로 꾸며진 캡슐이 있다.
둘 다 늘 예약이 빽빽하다. 견학코스는 한달 전 쯤 예약할 수 있을 듯.